동양 철학
불교 종소리의 공간화: 범종루 건축과 청각적 기하학
서론 ― 종은 공간을 울리고, 마음을 깨운다불교 사찰에서 범종(梵鐘)은 단순한 청각 신호를 넘어선다.그 소리는 공기 중으로 퍼져나가는 진동이 아니라,공간을 울리고 시간마저 흔들어 놓는 존재론적 파동이다.범종의 울림은 단순히 '소리'로 끝나지 않으며,그 소리를 수용할 수 있는 건축적 장치, 범종루(梵鐘樓)와 결합하여청각적 수행을 위한 입체 구조물로 승화된다.이 글에서는 범종루라는 건축 구조가어떻게 불교의 소리 철학을 공간적으로 구현하는지를 살핀다.종소리의 지향성, 울림의 방향, 벽의 재료, 지붕의 곡률, 바람의 흐름 등모든 요소는 하나의 청각적 기하학으로 조직되어 있다.이는 불교의 수행 체계가 청각을 단순한 감각으로 보지 않고,깨달음의 매개로 활용한 이유를 건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1. 청각적 진동으로..